우리 모임은 국어교사의 소중한 마음이 모여 움직이고 있습니다. 험난한 시대임에도 회원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이 땅의 국어교육을 올바르게 바꾸려는 모임의 뜻에 함께 하는 선생님들의 의지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국어교육 자료를 나누는 것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이 우리말과 우리글로 참됨을 서로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어수선한 세상 속에서 옳은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선생님들께 고마움을 느끼고, 위로와 용기를 같이 나눕니다.

 

 국어교육은 역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치, 경제, 문화, 예술과도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삶이며, 국어교육도 우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2015 교육과정, 초등학교 한자병기, 세월호 등 사회 문제에 모임의 의견을 내걸고 같이 해 왔습니다. 사람 내음 나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이런 일들이 꼭 필요하다는 뜻을 모아서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뜻과 의지가 좋은 결과로 나타나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국민의 행복에는 관심 없이 거짓으로 국민을 둘로 나누어 자신들의 권력을 계속 누리려는 노골적인 의도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저들의 친일과 독재의 역사마저 바꾸려고 합니다. 역사책에 국가 이데올로기를 담는 국정화 결정으로 인한 싸움은 좌와 우의 싸움이 아니라 상식과 상식 없음의 싸움입니다. 그러나 저들은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국정화 반대를 북한에 동조하는 좌경 세력의 난동으로 이야기하며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지금의 교과서는 출판사에서 쓰지만 정부에서 검인정합니다. 까다로운 집필 기준에 맞춰서 교과서를 쓰면 더 까다로운 검인정 심의 기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교과서가 좌경 용공 세력이 쓴 편향된 교과서라면 이를 심의하여 검인정한 현재 정부는 좌경 정부인가요? 다양한 출판사에서 쓴 교과서는 편향된 거짓이고, 정부에서 쓴 교과서만 편향되지 않는 진실을 담을 수 있다는 해괴한 논리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으로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지우고, 국민을 둘로 나누어 싸우게 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생각에 다다르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역사의 강물을 거스르는 것을 보니 울렁증이 밀려옵니다. 지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을 막지 않으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다음엔 국어 교과서 국정화로 또 다시 역사의 강물을 거스를 것입니다.

 

 이에 전국국어교사모임은 한국사 국정화를 반대합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네트워크’와 뜻을 같이 하려 합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세월호 1주기에 즈음하여 자료실에 올려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을 기억합니다. 그때처럼 우리의 연구와 실천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힘을 보태야 합니다. 어려운 때에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모임 선생님들이 함께 걸어가면 외롭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습니다.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에 우리의 힘을 쏟읍시다.

 

 

                                                                                                                               전국국어교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