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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서 토론의 즐거움
조회 162
회원이미지김은형
2008-04-28 13:32:52
       
 

4.15 독서 토론의 즐거움

 

 논술 쓰기에 이어 독서토론을 했다. 토론을 먼저하고 논술을 쓸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에게는 토론이 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주로 선택하는 독서 토론의 방식은 개인별 ‘자유토론’과 두레별 ‘패널토의 토론’이다.

 자유토론은 한 사람당 발언기회를 세 번 정도 준다. 간단한 형식으로 만든 독서토론카드를 한 사람당 석 장씩 주었다. 이것은 발언카드 역할을 하는데 일정 횟수의 발언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심어주고, 교사는 내용을 기록하고 점수를 매기는데 이용하면 좋다. 여기에 발언할 내용을 요약 정리해서 내도 좋고, 이름만 써도 괜찮다(교사가 들으면서 적어 둘 수 있기 때문에.) 다만 발언 직전에 교사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  )학년(  )반 (  )번   이 름(           )

점수:

내용:

 

 

 

 

                       <독서토론카드>



  학생들은 미리 발언을 위해 자료를 준비할 수 있지만, 가지고 나와서 보고 말하는 것은 금지한다. 왜냐하면 공책이나 자료를 가지고 나와서 발언하게 되면 자꾸만 적혀있는 것에 마음을 쓰느라 자연스러운 말하기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기는 즉흥성과 자연스러움이 생명이므로 내용을 외워서 발언하는 경우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말하기가 되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연설이나 토론을 잘 하는 비결은, 충분히 내용을 숙지한 후에 발언 시에는 그 내용을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다만, 내용의 중심어(키워드)만 기억하도록 한다. 그 중심어에 즉흥적으로 살을 붙여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졸가리를 놓치지 않는 방법이다.


 ‘원미동 사람들’에 대한 토론은 매우 흥미로웠다. 학급마다 논쟁의 지점이 약간씩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토론을 이끌어가는 중심 학생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토론의 주제는 ‘현대사회의 이기주의의’가, ‘가난과 경제 문제, 가장의 역할’ ‘사랑과 불륜의 문제’ 등이 가장 많았다.  그 중에서도 ‘이기주의’에 대한 토론이 가장 많았다.


 2반에서 맨 처음 화두를 던진 사람은 예본이였다.

“저는 원미동의 이기주의적이고 물질만능주의적인 것이 어디서부터 발생했으며, 그 원천이 무엇인지 또 각 사람들의 어떤 특징 때문에 이런 원미동이 생겨났는지에 대해 토론하고 싶습니다.(3-2변예본)

“'만약 80년대에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지 않고, 대부분 사람들이 부자였어도 사람들의 이기주의는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에게 욕심이란 것이 있는데, 남이 많이 가지고 있으면 자신이 더 많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기주의가 생겨나고 경제가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3-2조규희)

“원미동 사람들이 어리석어진 것은 그 사람들의 잘못이라기보다 ‘경제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기는 원미동 사람들이 자기만족을 못해서 어리석다고 말했는데, 조사를 해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만족하기란 더 힘들다고 합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 문제로 인해서 각박해 집니다.

 “이기주의가 있어서 사회 발전하는 것입니다. 경쟁 안하면 노력 안해 발전 못할 것입니다. 90년대 IMF 있었음에도 사람들이 김반장처럼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서 국가 경제가 발전한 것입니다. 자본주의 경제 하에서는 죽는 사람도 있고, 사는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3-2 배빛나)

“저는 배빛나의 의견에 반대합니다. 이기주의는 혼자만 잘살겠다고 자신만 생각하다가 멸망의 길로 가는 것입니다. 이기주의는 독재정치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이기주의라면 사회는 무너지고 여기저기서 운동을 일으킬 것입니다. 운동이 일어나면 또 감옥가고, 사회가 궁핍해지고 이기주의가 또 더 생기고, 세대로 대물림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 사회는 서로 존중해주고, 배려를 하면서 운영되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이기주의라면 사히도 국가도 없어지고 오로지 자신들만을 위해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3-2김관우)

“저도 배빛나의 의견에 반박합니다. 이기적이면 김관우의 말처럼 배려와 존중감이 없어집니다. 예를 들어 축구시합을 할 때 혼자서만 공을 몰고가면 질 것이고, 협동심을 갖고 패스를 하면 이기는 것과 같습니다.(3-2백민국)

“김나경이 한 말 ‘착한 사람이 많으면 이 세상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이 세상은 착하게 살면 주위 사람에게는 인정받지만, 착하다고 일자리를 얻을 수 없기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변해서 자신만 생각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3-2김한솔)

 “살아남기 위해서는 냉정하고 이기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이 이기적이고 냉정한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이기적이지도 못하고, 냉정하지도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김반장도 이끌어가 가족이 많다는 이유가 있습니다. (3-2장지영)

“이기적인 마음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도와주는 방식으로 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에컨대 ‘원미동 시인’에서 김반장이 몽달씨를 도와주거나, 가게의 인테리어를 바꾸는 방법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낼 수도 있었을 겁니다.”(3-2박소영)



 대체로 이런 토론이 많았는데, 1반에서는 성진이와 정서가 논객으로서 대립각을 세우며 깊이 들어가다 보니 ‘인간에게는 선의는 존재하는가?’와 같은 철학적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대한민국은 1950년 이후 급격한 자본주의화로 유럽 선진국들처럼 여유없어 천민자본주의가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중국도 1980년대 이후 사회주의의 급격학 변화로 극단적 이기주의로 치달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강노인이 마지막 땅을 팔지 않으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이 묻힌 곳이어서 인데, 땅값 상승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3-1박성진)

“성진이 의견에 반대합니다. 우리나라 신사적인 태도 부족하고, ‘천민자본주의’라고 하는  말이 마치 자국비하로 들립니다. 그것은 문화적 차이가 아닐까요? 영국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해서 깔보는 듯한 인상과 우월주의적인 태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이해와 공생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3-1유정서)

“천민자본주의라는 말은 우리나라가 천박하다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복지제도를 도입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외국의 좋은 문화도 받아들이면 좋을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해와 배려가 없어도 사회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삼성이나 엘지처럼 조직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됩니다. 이해와 배려만 있다면 오히려 사회가 붕괴될 것입니다. 저는 근본적으로 인간에게 선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인간의 선의는, 그것이 설사 지하철에서 걸인에게 돈을 주는 선한 행위라 해도,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을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아무 댓가없는 선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3-1박성진)


 토론 수업의 장점은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듣을 수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 역동성에 있다. 토론이 격렬해지면서, 적절하지 않은 비유를 들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거나, 일면만을 강조한 주장도 나오고, 때로는 엉뚱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준다.

 이번 ‘원미동 사람들’에 대한 토론을 통해 우리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점’, ‘사회제도가 개인의 도덕성에 끼치는 영향’,‘천민자본주의와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의 차이’ 등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할 수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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