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논술 쓰기

 교과서의 실린 양귀자의 단편소설 ‘일용할 양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연작소설집인 ‘원미동 사람들’을 모두 읽게 한 후, 오늘 문학논술을 쓰게 했다.

 논술이라는 공포를 떨쳐버리기 위해 일단은 독서감상문 수준을 조금 웃도는 정도라는 점을 알려주었다. 작년에 이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주강현의 ‘우리문화의 수수께끼’를 읽고 논술을 써보았기 때문에 그닥 어려워하지는 않았다. 또 재작년 3학년 아이들은 ‘전태일평전’ ‘라다크로 배운다’와 같이 사회성이 짙은 책에 대해 쓴 논술과 한미FTA나 전시작전권 문제 등 시사 논술 쓴 것을 모아 책을 묶어 두었기 때문에 참고 자료로 쓸 수 있었다.

 사실은 논술을 쓰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은 한 권의 책을 ‘읽어내는 일’이다. 평소에 독서를 거의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삼백 쪽이 넘는 책 한권을 읽어낸다는 것 자체가 힘겨운 일이다.

 그래서 한 달 반전인 3월 초에, 교육과정에 공시하고, 독서 욕구를 자극하며, 독서진행 상황을 체크해야한다. 또 최대한 수업 중 독서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다. 나는 미리 ‘원미동 사람들’을 80여권 정도 도서실에 구입해두고, 수업의 짜투리 시간에  책을 읽도록 했다. 

 독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서는 책의 내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소설 속의 예화를 꺼내는 방식이 좋다. 예컨대, ‘원미동은 어떤 동네일까? ’, ‘몽달씨는 왜 살짝 돌았을까?’,‘임씨는 왜 비 오는 날에만 가리봉에 가야했을까?’,‘산속으로 사라진 한 사나이는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와 같이 말이다.

 논술을 쓸 때는 샤프나 볼펜을 쓰지 않도록 하고 가능한 잉크젤 펜을 쓰게 했다. 평소에 공책에 필기를 할 때도 그렇게 하는데, 그 이유는 가독성이 높은 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씨는 흘림체가 아닌 정자체로 쓰되, 칸의 삼분의 이 정도 크기, 밑줄에 앉혀서 쓰되 띄어쓰기 간격을 일정하게 하도록 한다. 쓰다가 틀렸을 때는 화이트를 쓰거나 찍찍 긋지 않고 교정부호를 사용하도록 했다. 제목은 창의적으로 붙이되 자신이 가장 힘주어 주장하고자 하는 주제가 압축되어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자신이 없는 경우 글을 다 쓴 후 제목을 붙여도 좋다. 또 행을 쓸 때 논술답지의 끝까지 채워서 쓰고, 반드시 새로운 문단을 쓸 때는 들여쓰기를 해서 문단구분을 하도록 했다.

 논술은 두 시간 연속으로 주고, 오픈 북으로 하였다. 나는 아이들이 쓰는 동안 돌아다니며  개별지도를 해 주었다. 아이들의 질문은 매우 다양했다.

 “체험을 섞어도 되나요?”

 “글씨가 이 정도면 되나요?”

 “맺히다가 맞아요? 아님 멧히다가 맞아요?”

 “줄거리를 써야 하나요?”

 “논술에 정답이 있나요?”

 책을 뒤져가며, 열심히 글을 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의 평이나 리뷰를 참고하고, 그리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정리해보는 일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논술 문제지는 아래와 같다.

<독서 논술 쓰기>

다음 논제 중 하나를 선택하여 논술하시오.

 1.‘원미동 사람들’에 나오는 인물의 특징을 설명하고, 분석하시오.

 2.‘원미동 사람들’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특징을 설명하고, 분석하시오.

 3.’원미동 사람들’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분석하시오.

                                  (     )학년  (   )반 이름(         )  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