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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습두레짜기와 협동학습의 실현
조회 112
회원이미지김은형
2008-04-18 16:15:29
       
 

4.15  학습두레짜서 스스로 공부하기
 

 학업관리위원회에서 중간고사 대비 특강계획을 세웠다. 주로 국어, 과학, 수학, 영어, 사회 등 과목을 잘 하는 학생이 교사가 되고, 그 과목을 더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함께 남아서 공부하는 방식이다. 옛날에 했던 학습 두레활동을 조금 더 공식화 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우선 강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특강을 맡는데, 간혹 아이들이 배우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부탁을 하는 식으로 정했다.

 강의 계획은 주로 7교시가 없는 월수금으로 정하고, 남아서 공부할 사람들은 미리 신청을 하되 자발적으로 하도록 했다. 세 명 이상만 되면 특강은 이루어진다.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돈도 안들고, 친구라 부담도 없으니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고, 강사가 되는 친구들은 준비를 하며 공부를 더 하고 가르치면서 완벽하게 이해하게 된다는 잇점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쉽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특강 계획은 이렇게 짜여졌다.

월,일

요일

과목

 강사

    내용

4.14

과학

홍지훈

물리

4.15

영어

최유리

관계부사, 과거분사

4.16

국사

이재철

조선의 성립

4.17

사회

고혁진

민주주의의 발전화 시민의 역할, 민주정치의 기본제도와 기능

4.18

수학

임대명, 이대용

제곱근과 실수, 무리수

4.21

국사

이재철

왜란과 호란

4.22

사회

고혁진

정치과정과 시민참여, 민주정치의 발전과제

4.23

과학

홍지훈

생식과 발생

4.24

국어

교생선생님

시의 표현

4.25

수학

교생선생님

2단원(곱셈공식, 인수분해)

 

첫 특강은 지훈이가 물리에 가르치는 것으로 시작했다. 수업은 거의 다섯 시 반까지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오늘 아침에는 지난 금요일에 했던 첫 특강에 대한 평가를 해 보았다.

 “모르는 게 많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재철이가 말했다. 경환이와 아영이, 재철이, 희선이, 지혜 등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이 수업을 할 때보다 쉽게 설명해 주었다며, 친구라 부담이 없어서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훈이는 강사로서 수업 후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우선 아이들이 무얼 모르는지를 몰라서 강의하기가 힘들었어요. 판서를 하는 것도 힘들고, 아이들이 집중하기 않을 때도 힘들었어요.”

 그러자 희선이가 말했다.

“모르는 게 많아서 많이 물어보니까 지훈이가 화냈어요.”

“화가 나는 게, 모른다고 해서 가르쳐주었는데, 나중에 질문을 해보니까 모르는 거예요.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야 하는데 아는 척 하고 있으니까 답답했어요.”

“진짜 몰라서 많이 질문했는데 화를 냈잖아.”


 나는 지훈이에게 가르치는 사람은 왜 화를 내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가르치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 모르거나, 쉽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못한다고 해서 절대로 화를 내서는 안된다. 열 번 물어보면 열 번이라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왜냐햐면 화를 내는 사람에게는 모르는 것을 물어볼 마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면박을 당하느니 차라리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낳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지, 나에게 화를 내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은 없지. 그런데 만약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가르치는데 실패하는 것이고 배우는 사람도 실패하게 되는 거야.”

 교사도 잘 안되는 이러한 인격적 인내를 학생강사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자신의 인격적 성숙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 바로 리더쉽 훈련의 핵심이다. 이러한 인내의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란, 자신의 뛰어남을 과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과 가장 거리가 먼 약한 사람을 배려하며 이끌고 가는 사람이다.’

 지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 스스로 더불어 배우며 가르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 첫 특강은 성공적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긴 시간 잘 참고 열심히 수업을 했다는 것이 대견하다. 업무처리가 많아서 시작하는 것만 조금 보고, 교생 선생님께 맡겨두고 나왔는데 여섯 시가 다되어서야 끝나고 아이들이 왔으니까. 공부를 하고 오는 아이들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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