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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쁘게 보이고 싶다.
조회 98
회원이미지김은형
2008-04-15 15:10:12
       
 

 

4.8 화

예쁘게 보이고 싶다.


 교과서의 내용을 재구성해서 가르치다보니, 간혹 아이들이 헷갈리는 경우가 있어서 다시 순서를 바로잡아 주었다. 학기 초에 내가 나눠준 수업계획서를 공책 앞에 붙여 놓았지만 자주 보지 않기 때문이다.

 2반에서 교과서와 수업계획표를 보며 설명을 하며 표준어와 방언 단원은 교생선생님이 수업을 해 주실 거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교생선생님이 왔어요?’하고 묻는다. 내가 들어가는 반은 모두 소개를 하고 수업참관을 한 걸로 아는데 2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교생선생님, 예뻐요?”

역시나 아이들답게 다짜고짜로 묻는 말이다.

“그럼, 아주 예뻐!”

내가 대답했다. 그러나 바로 교탁 앞에 앉아 있던 민국이가 외쳤다.

“선생님보다 예쁜 사람은 없어요.”

나도 모르게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웬 횡재인가. 삼십 년 가까이 차이가 아닌가. 물론 외모를 비교한 말도 아니고,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겠지만 기분은 최고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요즘처럼 아이들 앞에 서는데 외모에 마음이 쓰이는 시기는 없었던 듯싶다.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을 오래도록 들어, 그 말이 그렇게 싫었는데, 이제는 어느 덧 오십 줄. 더 이상 늙어가는 모습을 감출 수가 없다. 눈가의 잔주름이며, 피부가 늘어지는 모습을 화장으로 가릴 수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풍부한 경험을 가졌기에 너그럽고 여유있는 교사가 될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아이들과 거리감이 커질까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수업에 들어가기 전 꼭 거울을 본다. 화장을 고치고, 머리를 단정히 하고, 늘 입는 생활 한복의 매무새도 다듬는다. 수업 시간 내내 나를 바라보는 나의 어린 연인들에게 좀 더  우아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잠을 충분히 자서 피곤함을 없애고, 생기 있는 표정을 위해 화장을 하고, 미장원에서 머리를 하고, 새로운 옷을 고르는 것은 연인들에 대한 기본 예의인 셈이다. 교육학에서도 교사의 의상이 수업의 분위기와 관련 있다는 기술이 있다. 예컨대 날씨가 매우 밝아 들뜨기 쉬운 날은 어두운 색 옷을 입어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비가 오거나 어두운 날은 밝은 색상으로 분위기를 밝게 해 준다는 것. 자유분방한 토론을 유도할 때는 정장스타일보다는 찢어진 청바지가 더 좋다는 주장도 있다.


 “민국이가 최고야. 수업도 열심히 하고, 정말 예뻐.”

 민국이의 칭찬에 대해 나도 응답했다. 하도 산만해서 작년 내내 나를 힘들게 했던 민국인데, 요즘은 제법 수업에 집중을 하는 게 여간 대견하지 않던 차였다. 민국이의 만족스러운 웃음. 아이들의 부러운 시선이 쏟아진다.

 “너희들도 민국이처럼 선생님 칭찬 좀 해봐.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고 하는데 선생님도 칭찬이 필요한 사람들이야.”

했더니 교실 문 앞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선생님은 한국 최고의 국어 선생님이예요!”

 역시 수업 태도 산만으로 늘 지적받던 최고의 꾸러기 진기다.

 “와우, 역시 우리 진기야. 오늘 기분 최고다. 원하는 것 말해라. 다 들어줄게!”

 아이들의 박수소리. 연인들이 서로를 칭찬해줌으로써 애정을 돈독하게 하듯이 서로에 대한 사랑고백으로 오늘 수업은 진도 더 잘 빠진다.


 아이들에게 예쁘게 보이는 선생님,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교과서의 내용을 재구성해서 가르치다보니, 간혹 아이들이 헷갈리는 경우가 있어서 다시 순서를 바로잡아 주었다. 학기 초에 내가 나눠준 수업계획서를 공책 앞에 붙여 놓았지만 자주 보지 않기 때문이다.

 2반에서 교과서와 수업계획표를 보며 설명을 하며 표준어와 방언 단원은 교생선생님이 수업을 해 주실 거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교생선생님이 왔어요?’하고 묻는다. 내가 들어가는 반은 모두 소개를 하고 수업참관을 한 걸로 아는데 2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교생선생님, 예뻐요?”

역시나 아이들답게 다짜고짜로 묻는 말이다.

“그럼, 아주 예뻐!”

내가 대답했다. 그러나 바로 교탁 앞에 앉아 있던 민국이가 외쳤다.

“선생님보다 예쁜 사람은 없어요.”

나도 모르게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웬 횡재인가. 삼십 년 가까이 차이가 아닌가. 물론 외모를 비교한 말도 아니고,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겠지만 기분은 최고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요즘처럼 아이들 앞에 서는데 외모에 마음이 쓰이는 시기는 없었던 듯싶다.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을 오래도록 들어, 그 말이 그렇게 싫었는데, 이제는 어느 덧 오십 줄. 더 이상 늙어가는 모습을 감출 수가 없다. 눈가의 잔주름이며, 피부가 늘어지는 모습을 화장으로 가릴 수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풍부한 경험을 가졌기에 너그럽고 여유있는 교사가 될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아이들과 거리감이 커질까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수업에 들어가기 전 꼭 거울을 본다. 화장을 고치고, 머리를 단정히 하고, 늘 입는 생활 한복의 매무새도 다듬는다. 수업 시간 내내 나를 바라보는 나의 어린 연인들에게 좀 더  우아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잠을 충분히 자서 피곤함을 없애고, 생기 있는 표정을 위해 화장을 하고, 미장원에서 머리를 하고, 새로운 옷을 고르는 것은 연인들에 대한 기본 예의인 셈이다. 교육학에서도 교사의 의상이 수업의 분위기와 관련 있다는 기술이 있다. 예컨대 날씨가 매우 밝아 들뜨기 쉬운 날은 어두운 색 옷을 입어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비가 오거나 어두운 날은 밝은 색상으로 분위기를 밝게 해 준다는 것. 자유분방한 토론을 유도할 때는 정장스타일보다는 찢어진 청바지가 더 좋다는 주장도 있다.


 “민국이가 최고야. 수업도 열심히 하고, 정말 예뻐.”

 민국이의 칭찬에 대해 나도 응답했다. 하도 산만해서 작년 내내 나를 힘들게 했던 민국인데, 요즘은 제법 수업에 집중을 하는 게 여간 대견하지 않던 차였다. 민국이의 만족스러운 웃음. 아이들의 부러운 시선이 쏟아진다.

 “너희들도 민국이처럼 선생님 칭찬 좀 해봐.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고 하는데 선생님도 칭찬이 필요한 사람들이야.”

했더니 교실 문 앞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선생님은 한국 최고의 국어 선생님이예요!”

 역시 수업 태도 산만으로 늘 지적받던 최고의 꾸러기 진기다.

 “와우, 역시 우리 진기야. 오늘 기분 최고다. 원하는 것 말해라. 다 들어줄게!”

 아이들의 박수소리. 연인들이 서로를 칭찬해줌으로써 애정을 돈독하게 하듯이 서로에 대한 사랑고백으로 오늘 수업은 진도 더 잘 빠진다.


 아이들에게 예쁘게 보이는 선생님,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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