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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열정문학강좌 -은희경 작가 강의 후기 : '타인에게 귀기울이기'
조회 18617
회원이미지pengee
2013-10-17 14:00:41
       
 
중고등학교 시절 재미있는 드라마를 한 다음날 아침이면 내 주위로 아이들이 몰려들곤 했다.
드라마를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실감나게 드라마 이야기를 해주면 정신없이 빠져들던 친구들...
그들을 보며 국어교사를 꿈꾸었고,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끝없이 들려주는 이야기꾼이 되리라 마음 먹었다.
그런데 그렇게 17년을 달려오고 나니 이젠 내 이야기 말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한없이 평온해진다.
햇볕 따사로운 오후 마당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꾸벅꾸벅 조는 고양이처럼 그렇게 평온해진다.
 
지난 해에 처음으로 '열정문학강좌'를 들으러 왔을 때...
느릿느릿 조금은 어눌해보일 수도 있는 이야기 속에 진솔함이 담긴 함민복 시인의 강의를 시작으로,
수많은 추억과 이야기 보따리를 잔뜩 풀어놓은 곽재구 시인의 강의에 눈물 글썽이며 가슴 뭉클했던,
그 기억이 좋아 올해도 또 길을 나섰다.
 
얼마 전, 김수영 시인의 '눈'을 가르친 후... 아이들에게 나를 향해 가래를 뱉어보라고 했더니 한 녀석이 그런 말을 했다.
"선생님! 문학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해보고 그 길을 안내해주는 멋진 과목이라고 하셨는데, 요즘 선생님이 시험 얘기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어느새 내가 시험, 시험 하고 있었나 보다.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그렇게 속물스러운 수업을 하고 있었나 보다.
부끄러웠다... 아주 많이...
 
그리고 은희경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한 선생님의 질문에 교사는 문학작품의 수많은 해석 중 하나를 안내해주는 것이라고, 그 안내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다른 해석도 해볼 수 있는 것이라며 천천히 이야기해주던 작가님의 말씀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길을 안내해주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좋은 길로 이끌어가기 위해 오늘도 나는 타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러 안산으로 향할 것이다.
 
 
 회원이미지김태철  2013-10-28 11:10   답글    
선생님! 솔직한 고백이 우리 모두의 저릿한 마음입니다. 함께 극복해 나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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