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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중학교 교사의 고뇌와 답변(1)
조회 31
회원이미지교실이데아
2021-10-01 14:56:39
       
예전에 제가 즐겨 본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 어느 교사의 고민을 담아봤습니다.
 
물음)
저는 지금 현재 중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데 5년 정도 되었습니다.
스님도 아시다시피 교육제도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애들 각자가 다 다른데
시스템 자체가 워낙 경쟁이나 뭐 이런 걸 중요시하다 보니까 제 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수업을 하는데
반 이상이 자고 떠들고 그럽니다.
 
일단은 제가 봐도 시스템 자체가 문제니까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애들이 태반인데
저도 애들한테 니네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할 수도 없고 항상 저의 생각과 말은 모순된 것
같아서 제가 이 상황에서, 그렇다고 저는 간이 작아서 1인시위를 할 수도 없고
솔직히 교육제도를 바꿔달라, 학생 수가 너무 많다, 이런 데에선 절대로 수업을 할 수가 없다.
 
마음은 그런데 그런 용기도 없고 하지만 애들이 저 시스템에 길들여가지고 경쟁하고
지식만 머리에 가득찬 괴물이다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그렇게 만든 것도 저이고 어른들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러면서도 애들에게 화가 나고 어느 순간부터 수업을 하기 싫어하는 교사가 되는
저의 모습도 너무나 싫고 그렇습니다.
도대체 이 시스템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이고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래도
어떤 말을 해줄 수 있는지 고민입니다.
 
법륜스님의 답변 1)
네.. 내가 수업할 때 애들이 졸고 있다 그러면 내 강의를 녹화를 해서 한번 들어보세요.
그럼 내가 졸리는지 안그러는지..(웃음) 스님 말 농담으로 듣지 말고 가만히 들어보세요.
내가 들어도 졸리는지.. 내가 안 졸려도 애들은 졸리는 거요.
 
학교 선생님들만 모아놓고 교장 선생님이 강의하면 조는 사람 있을까 없을까? 있겠지요.
교장 선생님만 모아놓고 장학사가 강의해도 조는 사람이 있을테지요.
대학총장만 모아놓고 교육부 장관이 강의하니까 절반 이상이 존다고 하더래요.
나도 이렇게 얘기하지만 나도 앉아서 들을 땐 때로 졸아요. 강의를 잘해도 졸릴 때가 있고..
 
학교 수업보다 더 지루하게 강의하는 게 없잖아요? 그러죠.
학원 선생님들이야 돈을 벌야 하니까 경쟁적으로 하고 농담도 섞어가면서 재밌게 하는데
학교 선생님이야 뭐, 아는 것만 가지고 앵무새처럼 하니 애들이 들으면 재미가 없죠.
그러니까 애들만 나무라지 말고 나도 문제가 있고 제도만 나무라지 말고
나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야 해요.
 
요즘 애들은 하나만 낳아가지고 집에서 키우는데 사람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강아지로 키운단 말에요. 그런 애견으로 키우니 애들 성장 과정도 문제가 있고
 
둘째로 교육제도, 뭔가 애들이 탐구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걸 배우는 게 아니라,
의무적으로..공부 안하고 놀아도 성적만 잘나오면 되죠? 성적이 문제지 공부가 문제 아닌 거고..
이런 시스템도 문제가 있고..
 
선생님들도 자기 월급 받고 자기 생활하고 이게 중요하지, 아이들 하나 하나 어떻게 가르칠건가
이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란 말에요.
그래서 아이들, 제도, 선생님 다 문제가 있단 말이지요.
 
개선하려면..
이런 아이들 놓고도 이런 제도하에서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 문제인데..
일개 선생님이 거대한 교육제도를 바꾸려는 게 힘들지요.
애들이 낳을 때부터 키워져 있는 애들을, 그것도 남의 애들을,
한둘도 아니고  40여명을 뜯어고치겠어?
제가 낳아서 제가 알아서 키운 제 자식 하나도 지금 못 뜯어고쳐가지고 허
여기도 지금 전부 그런 질문이에요. 그래서 그 둘보다는 그래도 나를 고치는 게 쉽다는 말이죠.
 
그런데.. 사실 내가 나를 고치는 게 이게 쉬워요, 어려워요? 어려워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쉬운 것부터 하면 나부터가 먼저지요.
교육제도가 문제야. 애들이 문제야 생각하고 수업을 시작하면 기분이 좋을 리 없지요.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하는 수업이 재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우선 나부터 기뻐야 해요.
스님이 이 법문하는데 강의료 얼마 받고 그것 때문에 한다면,
아는 지식 중얼중얼 하면 졸리겠어요 안 졸리겠어요?
내가 신나서 침을 튀겨가면서 해도 조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자기들 문제이고
나야 신나게 강의했으니 괜찮나 안 괜찮나? 괜찮지요. 사람이 좀 이기적이라야 돼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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