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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침묵한 대가,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조회 28
회원이미지humanist
2013-11-27 16:56:41
       
우리가 침묵한 대가,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갈색 아침> 현상을 알고 있으신 가요?
 
2002년, 프랑스 사회는 큰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대선 1차 투표 결과 극우파 후보인 장 마리 르펜이 결선 투표에까지 진출한 것이죠. 프랑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갈색 아침》을 소개하며 책에 담긴 메시지를 알렸습니다. 다음 날 프랑스의 서점들은 이 책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렸습니다. 《갈색 아침》이라는 책 한 권이 프랑스 국민의 마음에 적신호를 울렸고, 선전하던 장 마리 르펜은 결국 낙마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교육자이자 소설가 프랑크 파블로프가 1998년 처음 발표한 《갈색 아침》은 국가 권력의 불의를 보고도 침묵하면 비극적인 상황에 부딪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우화입니다.
 
이야기는 갈색이아무도 그 법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기에 묵묵히 그 법을 따랐습니다. 그러자 정부에서는 더 나아가 예전에 키우던 개와 고양이가 갈색이 아니어도 죄를 묻겠다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밤이 되었습니다.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우리가 어리석었어요. 그들이 처음 갈색 법을 만들었을 때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눈치 챘어야 해요.
우리 모두 아무 말도 못하고 법을 따르기만 했어요.
그때 그들에게 맞서야 했어요.
하지만 어떻게요? 모든 것이 이렇게 빨리 움직이고 있는데…….
해야 할 일도 많고, 걱정거리도 산더미 같은데…….
나만 침묵하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들도 조용히 살겠다고 그저 보기만 하고 있잖아요.
안 그래요?"
 
사실 우리도 이미 비슷한 사건이 겪었습니다.
1970년대 유신 정권은 남자들의 머리카락 길이와 여자들의 치마 길이 따위를 정해 놓고는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붙잡아갔었죠. 차마 경계하지도 못하는 아주 일상적인 영역을 단속함으로써 파시즘의 싹을 틔웠다는 점에서 이 책의 흐름과 무척 유사합니다.
 
2013년, 지금의 대한민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국가정보기관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과 끊이지 않는 민간인 사찰 논란, 역사 교과서 논란, 최근 특정 정당을 해산시키려는 움직임 등 국가 권력의 폭력은 이미 도를 넘어섰습니다.
 
《갈색 아침》은 이렇듯 과거와 현재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듯합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하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황폐해지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책입니다.
처음에는 이 책을 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이렇게도 보여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책을 출간하고 나니 시대가 아이보다도 어른들이 먼저 봐야 할 책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유신 시대를, 아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이야기에 무섭기도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이 작은 책이 민주주의를 지켜냈듯이, 우리 사회에서도 이 책이 널리 읽혀 질식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갈색 아침>프랑크 파블로프 글 | 레오니트 시멜코프 그림 | 해바라기 프로젝트 엮음
 값 13,000원 | 2013년 11월 11일 | 휴먼어린이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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