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에 마음을 빼앗겨 본 사람은 그 표현을 쓴 시인이 궁금해지고, 그 시인을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만큼 시를 통해 시인을 만나서 깊이 사랑할 수 있기는 어려울 듯싶다.
현대시와 고전시를 넘나들면서 아름다운 시어가 탄생하기까지 시인의 영화 같은 삶을 재현해 낸 노력에, 그 마음에 숙연해진다.
각 시대의 아픔과 개인적 고뇌와 세상에 대한 열정이 흘러 넘쳐 쓰인 시가, 달라진 세상에서도 울림이 있는 것은 시인의 삶에 대한 공감 때문이리라.
그 공감을 또 다른 애정과 고민과 사랑으로 표현한 글에 마음이 먹먹해 시를 읽을 때처럼 한동안 허공을 응시해야 했다.
시와 시인들을 사랑하는 저자의 애정 어린 시각이 이야기가 있는 시로 재탄생되어 읽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시어의 의미가 덜 와 닿아 시가 늘 멀뚱한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막연하게나마 그 시어에 마음을 빼앗겼던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