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은계중학교에서 공익근무를 하고 있는 예비교사입니다. 소집해제를 일년 남겨두고 있는데 수업에 영 자신이 없어서 불안해하다가 이렇게 국어교사모임의 연수를 알게 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듣고 있습니다. 새싹 배려차원에서 예비교사로서 무료로 강좌를 듣고 있기 때문에 후기를 써야 겠다는 생각을 쭉 하고 있었는데 어느 새 세 강좌나 지나갔네요.

김은형 선생님의 강의는 안타깝게도 놓치고 말았습니다. 굉장히 기대했는데...자료집을 얻어서 읽어본 후에는 더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혹시 녹음한 파일이나 동영상을 볼 수는 없을지...있으신 분 좀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서진석 선생님의 강의에서는 자료의 방대함, 그리고 그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았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많은 자료를 활용하면서도 수업이 학습목표를 향해 수렴된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화를 할 때도 그렇지만 교생실습의 수업에서도 욕심만 많고 정리가 안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양한 자료와 PPT와 이야기꺼리를 준비해서 정신없이 수업을 하고 활동을 하다보면 어느새인가 학습목표와는 다른 곳에 가 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최근에 교과서를 펴보면서 수업준비를 해볼까 하고 있는데 교과서도 역시 학습목표와 별 관계없어 보이는 본문과 학습활동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서진석 선생님의 강의에서 교과서와 다양한 자료와 방법을 사용하면서도 학습목표에 적절하게 도달할 수 있는 수업의 한 표본을 본 것 같습니다.

송승훈 선생님이야 워낙 독서교육으로 유명하신 분이기도 하고, 강의도 몇 번 듣기는 했습니다만 역시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와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송승훈 선생님이 쓰신 글도 찾아 읽고 어떻게 써먹어볼까 했는데 직접 강의를 듣고, 질문을 하고, 학생들의 실제 소감도 듣고 하는 자리는 책 몇 권을 읽는 것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강의하시는 내내 ‘훌륭한 교사가 아니라 쉽게쉽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겸손한 말씀을 하셨지만 실제로 독서활동들을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겪으시면서 선생님이 습득하신 노하우를 날로 얻어듣는 것 같아서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물론 그것을 직접 시도하는 과정에서 역시나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먼저 얻으신 결과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강의를 짧게 하시고 선생님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정말 지금 궁금하고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알려주신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학생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것도 강의를 더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 동안은 강의를 찾아들으면서도 집중하지 않고 자료집이나 얻어서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강의는, 혹은 국어교사모임의 강의는 그럴 수 없는 강의인 것 같아서 항상 긴장하고, 또 긴장한 만큼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글로는 전달되지 않는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은 것 같습니다. 강의를 듣고 돌아올 때마다 어서 교사가 되고 싶게 만드는 강의이기도 하고요. 자신감 없고 아는 것 없는 예비교사에게도, 당장 아이들과 만나며 힘들어하는 교사에게도 참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