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   연수행사 > 연수 후기
처음으로  
  Search
Start
Get Cookie : ASDHFASDJK_Naramal
Cookie Exist
0001-01-01 00:00

End
전국국어교사모임 바로가기



연수행사
 
     연수후기 
연수 받으신 후 느낌, 강사선생님 칭찬, 미흡했던 점 등 연수에 관한 의견을 올려주세요.
 
 
 
 

 댓글을 남겨주세요 close  
제목
국어시간에 생각(마음)쓰기-서진석샘 강좌 후기01
조회 16717
회원이미지이성수
2009-04-17 11:23:30
       

이번 기획강좌의 제목은 ‘성공하는~’으로 시작합니다. ‘성공’이라니, 조금 삐딱하게 보자면 자기계발서의 냄새가 조금 풍기는 수상한 제목 아닙니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선생님들이 얼마나 수업에서 실패를 맛보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제목이기도 하지요. 이 글을 쓰는 저 역시도 수업을 하면서 실패와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린 것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럼 과연 수업에서의 성공은 무엇일까요? 두 번째 강의를 맡아주셨던 서진석 선생님은 성공하는 교사의 모습을 잘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수업을 일관된 문제의식 아래 꾸준히 가다듬고, 정리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을 해온 것, 그리고 학생과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분명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체계적인 방법론을 만들어낸 것, 마지막으로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과 마음을 소통하고 행복한 수업 시간을 일구어 낸 것. 이런 것이 성공하는 국어 교사의 모습일 것 같아요. 

앗, 그러고 보니 국어 교사라고 하면 곤란할 것 같네요. 서진석 선생님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문화게릴라’ 로 자기를 표현하시고 있어요. 좀 순하게 말한다면, ‘문화 교사’로서의 모습을 지향하고 계신 거죠. 저는 강좌를 듣는 내내, ‘시대를 탐구하는 더듬이’가 참 발달한 사람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더듬이’라니까 좀 우습네요. 이런저런 문화의 흐름을 잘 짚어내는 관찰의 눈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을 가지고 계신 서진석 선생님이 좀 부럽기도 했습니다.

아, 사설이 길었습니다. 어차피 강좌 후기니까 사설이 길어도 상관은 없지만서도, ‘쓰기’를 주제로 한 강좌이니 그 이야기를 좀 해야겠네요. 일반적인 ‘쓰기’ 강좌를 생각하고 오신 선생님들은 좀 당황하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학생들의 글쓰기를 위해서 지도하는 방법론이라든지, 구체적으로 무엇 무엇을 쓴다거나 하는 ‘쓰기’만을 위한 수업 사례 소개가 아니었으니까요.

서진석 선생님이 생각하신 ‘쓰기’는 ‘마음(생각) 쓰기’랍니다. 좀더 풀어서 말한다면, 굳이 논술이니 보고서니 이런 글의 형식과 절차에 중심을 두고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쓰기를 중시한다는 거죠. 쓰기의 기본적인 목적, 자기표현과 소통에 무게를 두는 이런 관점에 서면 자연스레 제일 중요한 쓰기는 ‘일기 쓰기’가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서진석 선생님의 블로그에 가면 선생님의 속마음이 잘 담긴 글들이 참 많답니다. 아마도 서진석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은 학생들도 그렇게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서진석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소개한 수업 사례는 많고도 많지만 핵심을 간추리자면 이런 것 같습니다.

1) 국어수업의 틀 안에서

2)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학습목표 달성을 기본으로 하고

3) 더 나아가 다양한 보조자료를 통해서

4) 정서적인 공감대와 이해를 이끌어내고

5) 학생 내면의 울림을 글로 풀어낸다. 

1)번은 제재를 선택하는 측면일 것 같아요. 교과서에 담긴 작품을 기본 수업 자료로 삼는다는 점에서 별다른 수업을 따로 기획할 필요가 없고, 누구나 쉽게 마음을 먹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번은 수업의 목표를 어디에 두는 것이냐 하는 것일텐데, 교과서가 제시하는 학습목표에만 충실하는 것은 사실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시험문제라든지 입시지도라든지 이런 것을 생각하면 학습목표 이외의 것에 신경을 쓰게 되는데, 사실 학습목표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 나머지는 학생의 몫이라고 보아야겠지요.

3) 이 부분에서 서직석 선생님의 혜안이 돋보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다양한 자료를 잘도 찾아내시는지, 강좌 내내 놀라기만 했어요. 예를 들어 도종환의 시 ‘어떤 마을’을 가르치면서, 대추리 이야기를 끌어오고, 이상은의 ‘지도에 없는 마을’을 끌어오면서 이 세 가지를 잘 녹여내는 재주, 부럽기만 하더군요.

4) 단순히 관련 자료들만 끌어모은 것이 아니라,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어떤 정서적 울림을 학생들에게서 이끌어내시더군요. 그 방법은 그 때 그 때 이루어지는 설문조사의 형식이기도 하고, 명상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을 되돌아보는 형식이기도 하고,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그려보는 형식이기도 하지요.

5) 그리고 마지막, 학생들 내면의 정서적 울림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입니다. 쓸 거리가 생긴 다음이니 학생들은 쓰기를 두려워하지 않겠지요.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저도 이렇게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살짝 들기도 하네요. 아, 그리고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지적하고 싶은데, 서진석 선생님의 수업의 핵심은 ‘교과내용의 전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체험(문학작품 읽기, 영화 감상하기, 그림 보기, 음악 듣기 등등)을 통한 ‘나의 발견’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서진석 선생님의 수업은 명상적이고 성찰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어요. ‘자아정체성’이랄까 하는 것을 내면에서 찾을 수 있도록 말이죠.

음, 원래 강좌는 이렇게 딱딱하지 않았는데, 글로 풀어내려니 좀 어렵군요. 그냥 편하게 쓰고 싶은데 쉽지가 않아요. 하여간, 이렇게 이루어지는 서진석 선생님의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질문거리가 생기겠지요? 그 자리에서 나온 질문거리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질문 1. 동학년을 가르치시는 선생님과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시험문제를 어떻게 내시는지 알려주세요.

- 미리 이러저러하게 수업을 할 것이라는 것을 조율하고, 어려울 경우에는 시험문제를 학기초에 미리 다 출제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가르쳐야 할 내용이 딱 정리가 되지요. 그 이외의 영역에서 제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또 제가 먼저 학습지를 만들고 나누어드리면 오히려 선생님들이 좋아하시고, 이렇게 편하게 수업을 해도 되는 건지 제게 물어오시기도 합니다. 미리 이야기를 꺼내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핵심! 

질문 2. 학생들의 활동을 확인하시고 점검하시는 과정은 어떻습니까? 수업을 하다가 한 두 아이의 공책을 검토하다보면 수업 전체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 제가 일일이 다하는 것은 아니고, 모둠을 짜서 서로 돌아가면서 친구의 공책을 살펴보도록 합니다. 공책을 읽어보고, 읽었다는 확인을 하게 하고, 또 느낌이나 한 마디 같은 것도 덧붙이게 하지요. 그러고 제가 이따금 같이 참여를 합니다.  

질문 3.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성장을 확인하실 수 있었는지요?

- 또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공부를 그리 많이 하는 학생들이 아니라서 학습지를 잘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 시간에 학습지를 나누어주었다가 바로 걷습니다. 그리고 그걸 잘 가지고 있다가 시험 직전에 나누어줍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많이 놀랍니다. 아 그때 그 수업시간에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이런 글을 썼구나 하고 확인을 하지요. 그러면서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스스로 놀라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이 학생들이 발전해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좀더 다른 질문도 많았는데, 제가 기억하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그리고 질문의 답변도 제가 제 마음대로 왜곡했을지도 모르겠어요 ^^;;; 하여간 이 정도로 강좌 후기 마무리 짓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날씨도 쌀쌀하던 날이었는데, 게다가 학교에서는 시험문제 출제기간이어서 정신없이 바쁘던 때였는데, 그런 것들을 무릅쓰고 찾아오셨던 여러 선생님들 덕분에 강의 장소는 강의 시간 내내 반짝반짝 빛이 났지요. 매주 수요일 저녁 그런 반짝거림이 흘러넘치는 기획강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 

 그리고 이어진 뒷담화 

오늘 뒷담화 자리에는 강사 서진석 선생님을 비롯해서 여덟 분의 선생님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데, 음악이 시끄러워서 이야기를 제대로 나눌 수가 없었어요. 다만 서진석 선생님이 저녁도 못 드시고 강연을 하는 바람에 그제서야 저녁을 드실 수 있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지학사에서 오신 선생님도 참석을 하셨어요. 현직 선생님이 아닌 처지에서 이런 강좌를 들으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소감을 여쭈어보았더니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모임 강좌를 들으러다니셨다는군요. 그리고 무척 재미있고, 이런 공부를 하시는 선생님들 대단하신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좀더 속내를 들어보고 싶었는데, 처음 뵙는 자리인지라 꼬치꼬치 캐묻지는 못했어요^^;; 

또 그 자리에는 놀이강사로 유명한 진웅용 선생님도 자리를 함께 하셨는데, 서진석 선생님과 친구라고 하시네요.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 또래 선생님들이 여럿 되었는데, 교직경력이 어슷비슷하게 10년 정도. 10년이라면 한우물을 열심히 판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시간 아니겠습니까? 서진석 선생님이 그런 인물이겠고, 진웅용 선생님 역시 마찬가지이겠지요. 지금 기획강좌를 들으시는 여러 선생님들도 아마도 교직 경력 10년 무렵이 되면 후배 선생님들에게 좋은 말씀 들려주시는 자리에 서실 것 같아요 ^^(그럼 난 뭐야?). 

뒷담화 자리에서 오고간 이야기를 늘어놓아야 하는데, 제가 맛있는 핏자에 한눈을 팔아서 그만 아무런 이야기를 못 들었지 뭡니까? 그 자리에 함께 하셨던 다른 선생님들께서 그 못다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 믿고 이만 줄입니다!!

 
 회원이미지조선미a  2009-04-17 12:18   답글    
멀리 화성 남양에 유배와서, 수원만 했어도, 갔는데, 점점 멀어지는 혜화동, 어! 저기는 신촌 김대중 도서관! 저기도 갈 수 있었는데, 아! 옛날이여. 후기로 나마 나눠주셔서 감사!
 회원이미지진웅용  2009-04-19 17:39   답글    
아니 저는 절대로 놀이강사가 아닙니다. 그냥 못 놀아서 놀고 싶은 교사에 불과해요. 타조알샘은 뻥이 너무 심하셔~~ 샘의 만화책 키득거리며 잘 봤습니다. 어쩌면 저랑 그리도 생각이 비슷한지 동병상련 팍팍~~ 아무튼 우리 친구 서진석샘은 대학 때부터 세심하고 섬세하기로 유명했지요. 10년 곰삭은 좋은 강의에 지난 수요일에 진짜 기분 좋았습니다.
 회원이미지조선미a  2009-04-20 13:10   답글    
진샘, 안산에서 만나요. 놀이 강사 맞습니다. 훗.
댓글을 남겨주세요     ( 0 / 2000자 ) ( 최대 2000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