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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논객, 진중권씨를 만나다
조회 19936
첨부파일
회원이미지란체
2011-05-15 12:59:50
       
우리가 만난 논객, 진중권 ● ● ● ● ● ● ● ● ● ● ● ● ● ● ● ● ● ● ● ● ● ●
 
“Introduction to Pataphysics”
우리반 태린, 서희, 윤선, 유림, 희연, 혜린, 연주(13반)는 지난 5월 6일 개교기념일 저녁 4시 반에 학교에서 만났다. 학교를 쉬어도 좋은 날에 학교에 온 이유는 진중권 인문학 강좌에 가기 위해서였다. 늦게 온 똥포들을 기다려 5시가 넘어서 탄 광역버스 8600번. 우리의 탑승으로 인해 뒷자리에
서는 계속 대화의 꽃이 피었고 그렇게 한 시간을 달려 광화문에 도착하니 벌써 6시가 넘어 있었다. 강연 장소가 조계사라 종로 2가까지 걸어야 했다.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는 똥포들을 이끌고 일단 조계사 근처까지는 가서 시간을 보아야만 했다. 과연 저녁을 먹고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인지.... 가다가 보니 6시 20분, 할 수 없이 떡볶이, 순대를 파는 포장마차에서 급히 저녁을 때울 시간밖에 안 되었다. 포장마차에 들어선 우리들... 떡볶이, 튀김, 오뎅, 순대를 정신없이 먹어치웠는데 음식을 주는 아저씨가 뿌듯해할 정도의 속도로 마구 먹었다. 그리고는 다시 약간을 헤매다 들어간 불교역사기념관, 깔끔한 건물의 지하 2층 강당이었다.
7시가 좀 넘어서 진중권씨가 오고 사회자의 소개에 이어 강연이 시작되었다. 강하고 비판적인 그의 글과는 달리 그는 예상외로 약간은 체구가 작은 사람이었다. 사람을 글로만 만나다가 실제로 만나면 그 느낌이 사뭇 다른데 지금의 경우가 그랬다. 강연의 제목은 우리에게는 아주 생소했다.“Introduction to Pataphysics”...... Pataphysics이라니.... 우리 시대의 논객이라 불리는 진중권씨의 강의 내용의 핵심은 이러하다.
예전에 우리가 메타포를 배웠다면 이제는 파타포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현실의 몸을 가지고 체스와 카드라는 은유의 세계에 들어가 가상의 존재들과 대결을 한다는 것이다. 이 때 은유와 현실은 단 하나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병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동화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 실제적 예가 바로 닌텐도 위, 스마트 폰이고 가상 영화 속의 현실이 현실로 실현되는 것은 이젠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과학의 문제만이 아니며 인간의 의식이기도 해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의식도 또한 그 연장선상이며 위의 광고들도 그러한 기법에서 나온 것들이란다. 미디어는 인간의 의식을 재구조화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19세기까지는 사람의 손으로 그린 그림에 의한 미디어가, 20세기까지는 사진, 영화, 방송에 의한 미디어가 인간을 지배했다면 21세기는 사람과 이미지가 상호작용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따라서 리얼리티에 대한 관념 또한 달라졌으며 현실과 가상이 넘나드는 파타피직한 현상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제프리 쇼라는 사람은 “미래의 인류는 파타피지컬한 종(種)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한다. 현실과 가상이 어지럽게 뒤섞인 세계, 과학과 은유가 어지럽게 뒤섞인 세계인 디지털 시대에 우리에게는 새로운 상상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진중권씨가 한 Pataphysics은 일주일 내내 나의 생각의 화두가 되어 자꾸 그 쪽으로 빠지게 했다. 우리는 일상에 매몰되어서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진단하지 못하고 마치 돛대가 없는 배처럼 흘러갈 때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슈퍼바이저처럼 거대한 문화의 흐름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자의 이성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질투가 불같이 일어난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읽었다. 때로는 썩소를 지으면서 때로는 배꼽을 쥐며 읽었다. 어쩌면 그리도 낱낱이 상대의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지 놀라웠다. 독자에게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그의 어법은 가히 개그맨을 능가했다. 예전에 어떤 샘이 극찬했던 “미학오디세이” 전 3권을 지금에서야 샀다. 나의 무지함을 부끄러워하면서, 이제는 내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를 확실히 깨닫기를 바라면서 꼼꼼히 읽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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