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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강연 후기(오세호 선생님 글)
조회 17079
회원이미지우리말
2009-09-17 14:21:42
       
* 정말 몇년 만에 들어오는 홈피! 감회가 새롭습니다. 국어교사모임이란 이름과 함께 했던 즐거운 추억이 벌써 몇년 전인지.
* 지난번 공지영 강연 후기 못 올린 죄로 김훈 강연을 공지영 강연과 억지로 연결해 봤습니다(억지로)

아~ 남한산성, 아! 우리의 삶

- 안산/시흥국어교사모임주최  ‘열정문학강좌’ 김훈 강연을 듣고-

  지난 공지영 강연이나 김훈 강연 전반에 흐르는 것은 결국 인생, 인간의 삶이었다. 더구나 현재를 과거의 어느 시점, 더 나아가면 인간의 원형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를 같이 한다는 것. 공지영은 인간의 원형을 구석기시대까지 끌어 올리고 생물학적인 근거까지 제시하는 사회생물학적 관점을, 김훈은 과거의 치열한 삶을 살았던 이들과 흔적이 남지 않는 삶을 산 이들의 삶을 통한 역사적 관점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우리의 삶을 탐구하고 있다.

그 중 두 작가가 강연의 화두를 장식한 말이 있었다.

름다움. 공지영이 아름다움은 생존 본능과 관계있다는 주장을 한 반면 김훈은 아름다움은 인간 세상에 혼재된 수많은 긍정과 부정적 인간 정서 중 하나임을 말하고 있다. 악, 증오, 폭력, 전쟁 등과 같이 세상을 이루는, 우리의 삶을 이루는 삶의 구성요소가 되는 것이다. 아름다움이 선이 아니고 폭력과 잔혹함과, 배신이 꼭 악이 아닐 수 있음의 역설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인생이고 우리가 감싸고 살아가는 삶의 요소들인 것이다.

무것도 말하지 않은 자! 이들의 삶은 무엇일까? 김훈은 말을 하지 않아 글에 쓸 수 없었다라고 말했지만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결국은 말하지 않은 자의 수많은 말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소설 <남한산성>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의 홍수 그리고 논쟁들 속에 그들은 없지만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행간에서 문장 종결어미 다음에서 아니면 말의 의미를 새기는 우리들 머릿속의 휴지(休止)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말들을 들을 수 있었는가. 그리고 그것이 소설, 특히 사실의 기록처럼 보이는 역사 소설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 말하지 않는 자의 수많은 말이란 역설을 또 한 번 느낀다. (이래저래 역설적인 면이 많은 작가 김훈)

 집을 버리기! <남한산성>에서 출발한 역사는 전쟁, 두려움, 치욕을 거쳐 북벌이란 정신적 승리법에 이르러 다시 북학으로 전환된다는 김훈의 말. ‘전환하는 자가 살아 남는다’는 그의 논리 속에 ‘변절’이란 말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자신의 아집만이 진리이고 삶의 길이란 삶보다 왠지 가면 길이 된다는 비굴함이 삶의 가치가 될 수도 있다는 최명길에 대한 애정 어린 눈이 왜 느껴지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결국 듣지 않는 말하기만이 존재하는 어떤 논리도 사람을 살리지는 못하는 것이란 말이다. ‘북벌’이 ‘북학’으로 결국 증오는 어쩌면 애정과 맞닿아 있는 것인지 모른다. (또 역설의 논리가 엮어지나요?)

 아! 시인은 몰라도 소설가는 인생의 경험이 쌓인 중년 이후의 글쟁이가 진짜라던 어느 문학 비전공 선생님의 소박한 믿음에 왜 이렇게 와 닿는 걸까.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어떤 이도 이젠 애정 어린 눈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가을 초입의 신선한 자각의 시간이었다.

<보태기> 문장을 읽는 것은 조사를 읽는 것이다. ~ 문장이 무서워진다. 읽기마저 이젠 두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쓰는 자의 의도를 제대로 읽어 주지 못하는 못난 독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된 저녁이었습니다.

 <보태기> 김훈 선생 말이 생각나네요. 휘모리로 시작한 문체가 중모리로 끝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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