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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우절, 아이들 놀려 먹기
조회 137
회원이미지김은형
2008-04-03 14:07:30
       
 

2008.4.1


 아이들 놀려 먹기


 오늘은 만우절이다. 직원회의 때 교장 선생님은 119허위 신고를 하면 이백만 원의 벌금을 물 수도 있으니 아이들이 불필요한 장난을 하지 않도록 훈화해 달라고 말씀하셨다. 첫 수업에 들어갔을 때, 남녀 학생들이 서로 백묵을 옷에 묻히며 떠들썩하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나는 다른 때와 달리 정색을 하며 말했다.

 “너희들, 수업 준비도 안하고 왜 이렇게 뛰어다니고 있는 거야?”

 아이들은 밝은 목소리로 외쳤다.

 “오늘 만우절이잖아요.”

 “만우절은 이렇게 수업 준비도 안하고 시끄럽게 떠들어야만 하나?”

 나의 엄숙한 표정과 말투를 보고 들은 아이는 금세 조용해지며, 만우절 얘기는 쏙 들어가고 말았다. 나는 더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너희들, 3학년 올라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있는데, 안되겠다. 오늘은 그 동안 배운 것 시험 봐서 잘 모르는 학생은 벌을 줘야겠다. ”

 시험이라는 뜻밖의 말과, 전에 없이 딱딱한 말투와 냉정한 나의 표정에 교실은 순간 얼어붙었다. 겁먹은 아이들의 표정을 보는 순간 나는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졌다.

 “당했지? 만우절은 이렇게 점잖게 거짓말을 해야 진짜지!”

 아이들의 억울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들 놀려먹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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