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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도종환 시인의 교과서 작품 수록 제외는 교육과 문학에 대한 폭력이다
조회 16
회원이미지우리말
2012-07-09 17:41:45
       
도종환 시인의 교과서 작품 수록 제외는 교육과 문학에 대한 폭력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내년부터 개정되는 중학교 교과서에서 도종환 시인의 작품을 빼도록 출판사들에 권고했다고 한다.
 
 도종환 시인이 문인으로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것과 정치적 성향에 대한 가치 판단을 넘어서 그는 1990년대 열악했던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던 우리의 선배교사 출신이다. 또한 가난한 대중들의 삶과 정서를 아름다운 서정과 부드럽고 곧은 의지를 담아 표현한 글들을 통해 수많은 삶의 현장에서 고달프고 척박하게 사는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과 희망을 준 시인이기도 하다.
 
 우리가 숱한 날들 수업에서 아이들과 시로 읽고 노래로 부르며 위로 받았던 작품들, 많은 일상인들의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의 대문을 장식하며 희망의 의지를 도닥이고 있는 작품들을 그가 정치인이 되었다고 해서 교과서에 싣지 못하게 하는 것은 우리 교육과 문학과 대한민국의 일상인에 대한 폭력이다.
 
 작가가 작품을 쓸 때 국회의원이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썼겠는가? 또 그의 글 어디에 정치적 편향을 드러내고 있는가? 그의 글은 국회의원이 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자신이 경험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던 삶과 이웃과 사회에 대한 연민과 열망을 표현한 것이었다.
 
 따라서 평가원의 권고안은 정권의 눈치를 보는 평가원의 참으로 황당하고 유치하고 졸렬한 폭거이다. 과거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춘수 시인의 작품도 우리는 별 논란없이 가르쳐왔고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원을 지냈고 특정 정치적 성향을 자주 드러내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우리는 교과서에서 빼야 한다는 얘기를 한 적도, 평가원으로부터 들은 적도 없다.
그런데 유독 도종환 시인의 작품만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도종환 시인은 물론이고 좋은 문학작품을 공유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자 표현의 자유와 그것을 누릴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스스로에게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 보라.
 우리 교육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평가원이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교과서의 작품 선정과 내용 구성에 독립성과 원칙을 견지하지 못하고 이처럼 자의적이고 편향된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어둡다. 또한 좋은 작품을 통해 우리말의 정서를 배워가는 우리 문학교육과 문화에 대한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우리는 특정 정당의 정치인을 떠나 시인으로서 순수하고 올곧은 삶을 살아왔고 좋은 시와 실천하는 지식인의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고 귀감이 되어온 도종환 시인의 작품에 대해 ‘중립성’을 말하는 평가원의 안목과 판단력에 심한 실망과 우려를 금치 못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금도 시인의 시를 읽으며 삶의 희망을 배우는 학교 현장의 수많은 아이들과 교사들, 마음을 적시는 시 한 편으로 삶을 위로 받으며 각박한 현대사회의 절망을 넘어가는 수많은 국민 독자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그 마음들을 모아서 우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도저히 정당화될 수 없는 도종환 시인의 교과서 작품 선정 배제 권고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2년 7월 9일
(사)전국국어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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