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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의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타는 국어수업> 독서신문i 인터뷰
조회 67
회원이미지김명희1
2016-04-25 09:56:08
       
 
> 사람과책 > 인물포커스
[이 저자] "국어교육은 생명교육" 『국어수업』 김명희 선생님
엄정권 기자  |  ta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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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22  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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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국어교사로, 국어를 사랑하는 일념으로, 애들과 말하고 듣고 쓰고 등을 평생에 걸쳐 했다. 전교조 해직이라는 쓰라림도 있었지만 애들 사랑, 국어 사랑을 누가 막을 수 있나. 정년을 맞아 미련 없는 교사 생활이었고 그저 충만하다고 말한다. 독서공책을 만들어 책읽기가 생활화되도록 애썼고 나귀타고 메밀밭을 돌며 『메밀꽃 필 무렵』을 몸으로 느끼게 했다. 교실에서 교실 밖에서, 아는 것과 사는 것이 같음을 깨닫도록 했다. 억지로 머리 속에 넣는 게 아닌 깨우침의 아름다움을 알려주었다. 학생들은 낙엽을 밟을 때마다 나무 타는 냄새를 맡을 때마다 김명희 선생님을 기억할 것이다. 그때마다 명희 샘은 누님처럼 돌아와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김명희 선생님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 태어나신 곳, 주 성장 지역 그리고 그동안 해 오신 일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부터 서울 가서 대학 졸업하고 안동 길원여고에 국어교사로 부임하여 1989년 여름 전교조로 해직되기 전까지 13년 6개월을 근무했습니다. 해직 이후 전교조 활동을 하다가 1994년에 복직하여 주로 소도시와 농촌지역에서 근무하여 마지막 봉화 재산중에서 정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오직 국어교사로서 살아온 인생입니다."

- 정년퇴임 축하드립니다. 아, 축하드릴 일 맞나요? 소감 한 말씀
"축하 받겠습니다. 오직 정직하게 한길인생을 살아온 사람인 걸요. 제가 알고 있거나 가진 것을 남김없이 쏟아 붓고 나왔으니 돌아보아 아쉬움도 미련도 없이 그저 충분합니다. 충만감 그 자체입니다."

 

   
 
- 해직 기간 빼도 36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가장 기뻤던 일, 몇 가지 고르신다면. 아니면 기억에 남는 일 몇 가지를 고르신다면?
"그 모든 것에서 아이들과의 수업을 빼고는 아무 것도 말할 게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학생들에게 좀 더 애정과 열정을 쏟은 것, 달리 말하면 여학생을 좀 더 편애한 것이 특별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남자로 태어나면 그 즉시로 사회적 문화적 혜택이 주어졌기에 시작부터 저울이 공평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저울이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여학생에게 무게를 더 두었던 거지요. 그 방법으로 독서토론회와 독서노트 쓰기를 80년대부터 꾸준히 해 옴으로써 내부에서 말하는 소리를 스스로 듣게 했다는 것, 그리고 자유로운 표현을 통하여 자기가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쟁취하게끔 하였고, 더불어 남과 비교하여 턱없는 열등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특성과 개성을 살려 강인하게 살아가도록 들꽃을 국어수업에 적용하였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옛 제자들로부터 확인받을 때면 그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게 없어요."

- 국어교사는 명희 선생님(책에 나오는 표현)의 천직이라고 믿습니다. 그런가요?
"저를 가리켜 간혹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저는 그 말에 동의하기가 좀 어려워요. 국어교사가 아닌 다른 길이었더라도 아마 저의 성정(性情)이 시키는 대로 충실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기자나 방송인이 되고 싶은 적이 있었는데, 그 길로 갔더라도 아마 지금의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을 다 바치지 않았을까요?"

 

   
 
- 국어의 중요성, 말로 다 할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국어 선생님으로서 한 말씀.
"국어는 읽고 말하고 듣고 쓰는 언어활동이 주된 내용이라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숨 쉬는 것만큼 중요하므로 다른 영역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지요. 따라서 국어교육은 생명교육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일을 다만 가르치는 행위에서 그칠 일이 아니라 그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 자신부터 그렇게 살아야 해요. 즉, 가르치는 내용대로 자신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지요."

- 책에 참 흥미 있는 내용도 많은데, 특히 선생님들께 하시고 싶은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책에도 있지만 당부삼아 한 말씀.
"바로 앞에 말씀 드린 것처럼 내가 알고,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가르치고 동시에 그렇게 사는 것,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과 똑같이 아는 것과 사는 것이 하나 되도록 할 것, 그리고 내 과목 내 시간에 잘하고 못하는 것에 따라 학생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 다른 수업을 참관하면서 내가 늘 보던 학생에게서 어떤 다른 특성과 장점이 있는지를 발견함으로써 가능성을 박수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목과 무관하게 동료들과 서로 수업을 보고 평가해 주고, 그 결과가 내 수업에 녹아들도록 아무쪼록 동료애로써 수업장학을 하였으면 합니다."

- 어느 수업이든 재미가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국어수업 시간도 명희선생님처럼 하면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와 수업의 효율을 함께 이루신 것 같습니다. 그 둘 다 이룬 비결이랄까, 노력이랄까 한 말씀을
"학교 공부와 우리 삶이 서로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일찍 알면 알수록 수업내용을 내 사는 것과 연계시키고 적용할 수 있어요. 그것이야말로 재미있는 수업 아니겠습니까? 지필, 수행을 포함한 평가마저도 그 지식이 우리 사는 것과 어떻게 연계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공부가 단지 책상머리 지식으로만 끝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 독서공책을 만든 게 상당한 효과가 있어 보이고 오래 추억거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 또는 대학생에게도 응용했으면 좋겠는데 힘들 것 같고요. 공책에 댓글 다시느라 오른팔 마비가 오고 직업병이 됐다고 하는데, 팔은 좀 어떠세요. 그리고 독서공책 만들기 전국 중고교에 보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독서공책은 처음 시작하여 몸에 익히기까지,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누군가 지속적으로 봐 주는 사람이 필요할 듯합니다. 생각과 느낌을 서로 주고받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훗날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어도 읽기만 하는 바보가 되어 오히려 우유부단한 사람이 되기 쉬워요. 교사가 국어시간에 수업과 병행해 나간다면 독서활동은 물론이요 아이들과 속내 이야기까지 나누며 개인의 가치관을 정립시키고 드높일 수 있어 더할 수 없이 좋겠지만, 과도한 업무에 지친 선생님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이 일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때 아름다운 활동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직업병이라면 어쩌면 교사에게 영광스러운 훈장이 아닐까요."

- 나귀타고 '메밀꽃 필 무렵' 수업이라, 참 낭만적이고 참 실용적인 수업으로 잠시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문학적 자극, 소설 속 주인공과의 공감대 형성, 그런 효과가 있었겠죠?
"이번 책의 주제도 그렇고 제 수업의 흐름도 모두 아는 것과 사는 것, 즉 ‘앎’과 ‘삶’이 하나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작품만큼 삶을 비추어 주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젊은 시절에는 문학이나 비문학이나 구분 없이 본문 내용 이해하고 문단 짜임이나 주제, 낱말, 문법을 가르쳤지요. 점차 문학은 현실을 토대로 한 것이요, 그 속에는 때와 장소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시대와 공간을 모르고는 작품도 인간도 이해할 수가 없으니 이런 공부가 살아가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소설을 읽으며 등장인물과 함께 울고 웃고 분노하는 가운데 현재 자기가 살고 있는 현실을 깨닫는 가운데 세상과 화합하거나 혹은 변화시킬 수 있지 않겠어요? 문학만큼은 가능하면 교실을 떠나서 수업하고자 하였습니다."

 

   
 
- 이육사가 절인 줄 알았다는 학생의 글 소개 대목에서는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학생들은 참 재미있어요. 의외의 구석도 많고요. 아이들과의 하루하루 재미도 있고 힘도 들었죠. 기억에 남는 ‘어느날’을 꼽는다면?
"수업 중 아이들이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것들 중에는 어이없는 것도 있지만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가치 사전’을 만들던 시간이 기억나는데, 사랑이나 평등, 자유, 존중, 배려, 양심, 인내 등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가치가 있어도 막연하기 짝이 없어서 내 삶에 구체적으로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가치를 찾아보자고 하였더니, 남친과 손만 잡고 자는 것을 ‘인내’라고 할 때 많이 놀랐고, 성관계를 맺어 임신이 되었을 때 남녀가 함께 맡아야 하는 의무를 ’책임‘이라 할 때는 감탄했고, 명희 선생님께서 웃으며 수업하시는 것을 ’평화‘라 정의 내렸을 때는 스스로 반성도 하게 됐지요. 그 외 평소 낙엽이나 나무 타는 냄새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어느 날 우리 반에서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니 나를 좀 기분 좋게 해 달라고 했더니 ‘산에 불을 지른다~.’ 고 하여 많이 웃었습니다. 산에 불을 지르면 연기 냄새를 오래 맡을 수 있다는 거지요."

 

   
 
- 책 뒷부분 '내가 만난 명희선생님'에서 선생님이 자기소개를 할 때 나이를 말하자 한 학생이 노처녀네 라고 해 선생님께서 학생을 불러 세워 이유를 대라고 하셨죠. 자기만의 이유를 대라고요. 너의 생각을 말해 봐,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명희선생님의 지론 비슷한 건가요.
"아이들이 장난으로 하는 말이라고 화를 내거나 그저 넘기기보다는 수업으로 연결시켜서 문제를 제시하고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거지요. ‘노처녀’의 경우도 왜 노처녀인지 기준과 근거를 들어서 말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닫게 합니다. 또 욕을 하면 야단치기보다 그 욕을 칠판에 쓰고 일일이 국어사전을 찾아 뜻을 소리 내어 읽게 합니다. 아이들은 순간 당황하면서 인간이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지요? 생각이 곧 말로 나오는 것이니 ‘왜 그렇게 생각하니?’ 하고 질문만 던져 주어도 자아를 찾는 살아있는 교육이 되지 않을까요?"

- 정년퇴임 앞둔 마지막 수업, 선생께서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말했나요. 좀 특별했을 것 같아서요.
"그 당시 1-3학년까지 이어서 수업하던 것을 3학년 1학기가 끝날 무렵 전교조 가입을 했다는 이유로 해직되는 바람에 인사는커녕 마무리를 못한 것이 오래도록 슬프고 애석했지요. 퇴임을 1년 앞두고 그 때에 중단된 한 학기 수업을 마저 해야겠다고 결심하고는 아이들에게 두루 알렸습니다. 그리고는 1년 뒤, 당시 19살 소녀들이 46세 중년이 되어 와 주었고 마침내 마지막 수업을 하게 되었지요. 주제는 ‘설명하면 달라져요’, 학습목표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로 정하고, 우리가 중도에 헤어진 그 시점으로 돌아가서 서로의 심정을 호소하고 설명하고, 질문하고 대답하고… 웃음이 터지고 눈물이 흐르는 속에서 당연히 시간이 부족하였지만 우리는 마무리를 했다는 데 상징적인 의미를 두었습니다."

-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타는 국어수업', 참 독특한 제목입니다. 국어수업이 왜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타야 하나요?
"네, 그 제목은 '재구성 수업'을 풀어서 쓴 말입니다. 교사들에게는 익숙한 용어지요. 교과서에 제한 받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어 ‘삶’과 하나가 되도록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교과서에 얽매여 진도를 나갈 것이 아니라, 계절이나 학사 일정에 따라 혹은 국가적, 사회적 사안이 있을 때마다 그에 맞는 수업을 하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단원을 합치거나 당기고 미루기도 하고요, 타과목과 연계하여 통합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학습목표에만 충실하다면 문제될 것이 없고, 단지 어떻게 목표에 도달할 것인지 교사 재량이 가능한 학교나 소규모 학교에서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숨 고르고 계시다는데, 다 고르시고 뭐 하실 건가요. 매우 궁금합니다. 샘.
"끝내 제가 제일 안 좋아하는 질문을 하시는군요. 딱 부러지게 준비된 대답은 없지만, 뭐 여전히 제 가락대로 살아가지 않을까요? 제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을 말이지요. 마음 같아서는 세계 문학의 현장을 찾아가는 기행을 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정리해서 <낯선 익숙함을 찾아서-외국편>을 쓰고 싶습니다. 응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출처>독서신문i(2016. 4. 22)
 
 회원이미지강연진  2016-04-29 18:21   답글    
춘양중학교와 길원여고(19회)를 나와 서울에서 국어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직접 연이 닿진 않았지만,제가 익숙한 곳에서 근무를 하셔서 그런지 기사를 보고 반가워 댓글을 남겨보아요. 많이 배우겠습니다. ^^
 회원이미지김명희1  2016-04-29 21:11   답글    
강연진 선생님, 반가워요. 우리는 시간 차이는 있어도 공간을 함께한 사이군요. 동료교사로 만났으면 좋았을 걸.. 아쉽지만 위 책으로 우리 간접만남이라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교단에서 학생 뿐만 아니라 교사도 같이 행복하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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