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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장-강력추천,이책!
학생들에게, 혹은 교사들에게 권할만한 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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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열중하는 수업에는 법칙이 있다를 흥분해서 읽고
조회 258
회원이미지최가진
2015-12-17 21:43:35
       
아이들이 열중하는 수업에는 법칙이 있다.
 
무코야마 요이치 지음
 
오랜만에 흥분을 하며 읽은 책이다. 나를 흥분시키는 책은 책을 읽다가 세상이나 인간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이 보여 감탄하게 하거나 나로 하여금 하고 싶은 마음을 강하게 일으키는 것이다. 이 책은 후자에 해당한다.
무코야마 선생님이 제시한 프로 교사 검은 띠에 6조건에 도전하고 싶어지고 그게 교사로서 충분히 가치 있으며 의미가 큰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선 우수한 교육기술, 방법을 100가지 체득하고 연구 리포트 100편 쓰기에 도전할 것이다. ‘교사는 아이가 변화하는 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에 동의한다. 이것은 눈높이의 문제이기도 하고 효과의 문제이기도 하다. 말 한 마디를 다르게 쓰는 일은 매우 사소한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마어마하게 큰 차이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의 작은 움직임과 표정도 주의 깊게 보고 생각하고 배려하지만 아이들은 나에게 관심을 받고 배려 받고 있음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소용없는 일이 된다. ‘교육의 첫걸음은 아이를 사랑하는 게 아니다. 아이가 사랑받는다고 자각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매우 무게 있게 다가온다. 이것은 모든 관계에 다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계에서는 나의 ‘의도’와 ‘표현’, 그걸 받아들이는 ‘상대의 지각’이 일치할 때에만 마음이 통한다는 느낌이 든다. 관계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은 이 세 가지를 일치시키기 위한 과정일 것이다. 따라서 ‘교사가 아이가 변화하는 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교사의 ‘의도’대로 ‘아이가 지각’할 수 있도록 ‘표현’을 바꾸는 일이다. 이 보다 더 도전할 만한 가치 있는 작업이 있을까?
이 책을 번역한 교사가 우리의 수업 개혁이 부진하다고 진단하고 그 요인을 무코야마의 글에서 찾았다. 그것은 우리의 교사들이 수업을 ‘자기류의 방법’으로 하고 있어서라는 것이다. 그동안 교사들은 자기 교실을 개방하지 않고 자기류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반복하는 것이 사실이고 폐쇄적인 교직문화와도 맞물려 계속 유지되어 왔다. 특히 중등에서는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다른 교과 동료와의 대화 중에 ‘자기 수업’을 주제로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마치 금지어로 정해 놓은 것 같았다. 그래서 자기류로 수업을 하고, 다른 사람의 수업을 보지 않고, 교과연구회에도 가지 않고, 교육 관련 최신 경향을 보지도 않는다면 자기만의 성에 갇히는 꼴이 될 것이다. 무코야마의 말처럼 ‘프로가 음미에 음미를 다한 최선의 수’를 담은 ‘정석’을 배우고 적용해보면서 점차 사용할 수 있는 정석의 수를 늘려 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수(守)-파(破)-리(離)' 하여 나도 어느새 수업의 고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교사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상식적인 방법’을 보면 연구회에 참가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가장 좋은 것은 자신들이 서클을 만드는 일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가장 배우는 것이 많은데 출석하는 열의 있는 사람이 세 사람은 필요하고 그런 사람이 세 사람 보이는 것은 일억 원 복권 당첨되는 것보다 대단한 일이라 했다. 그러고 보면 올해 나는 열의 있는 출석자가 10명이나 되는 학습공동체에 속해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나 새삼 자부심이 든다. 이 서클은 제대로 뜻이 맞는 사람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러므로 1년에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이 많아지면 매우 잘되는 서클이며 많아야 10여 명 정도가 좋다고 한다.(우리는 인원도 딱이다) 그래서 정석을 배우고, 그것을 사용해보고 자신의 실천을 ‘발문, 지시, 유의사항’이라는 관점으로 문장화하라는 말대로 연구회를 진행하면 내실 있는 교사 기량 향상 모임이 될 것이다.
재미있으면서 공감이 되는 말 중에 ‘겸손하고, 자비를 지출하여 공부하는 교사만이 우수한 수업 실천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공짜로 배우는 것이 얼른 보기엔 좋은 것 같이 보이고, 친절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수행(修行)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말의 뜻을 좀더 확실히 알고 싶다. ‘비용을 지불하면, 비록 소액이어도 지도자와 배우는 자 사이에 긴장감이 생기고, 책임과 의욕이 생긴다’고 했다. 이 말은 매우 공감이 간다. 해보면 실제로 그렇다. 그런데 수행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따라할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것이 매우 유효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나는 바로 수업에 적용한 것이 있다. 매우 만족한다.
책에는 ‘형용사와 동사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가 나왔는데 나는 마침 문법 단원의 기말 시험을 마친 상태였고 서술형을 채점하다보니 그렇게도 여러 번 반복해서 설명했던 ‘관형어’가 무엇인지 아직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10분 정도 걸리는 수업을 진행했다. 일단 교과서에 관형어가 설명된 부분을 말해주고 설명을 각자 읽게 했다. 그런 다음 공책에 오늘 날짜와 관형어라고 쓰게 했다. 시험이 끝나고 바로 책과 공책을 꺼내라 할 때, 시험 후 첫 시간이라 당연히 수업을 안 할 줄 알았다며 당당하게 책이 없다, 공책이 없다 하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순순히 가져왔다. 다음이 이 책에서 본 새로운 방법인데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게 했다. 관형어 두 개를 떠올리고 생각나면 앉아서 공책에 두 단어를 적게 했다. 차례차례 앉는다. 앉으려니 뭔 지 알아야 해서 그제서 앞뒤 아이에게 묻거나 책을 찾는아이도 있었다. 모두 앉으면 한 사람이 한 가지씩 발표하게 하고 나는 칠판에 받아 적었다. 때때로 부사어를 찾아 부른 아이가 있으면 일단 판서를 하고 전체 애들에게 물었다. 누군가는 그건 ‘부사어’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지웠다. 2줄을 죽 쓰고 나면 12개가 적힌다. 그다음 나머지 12-13명의 이름을 관형어 뒤에 넣는다. 배고픈 재훈, 큰 가영, 더러운 다민, 멋진 윤우, 예쁜 지영, 맛있는 희정 등. 이름을 붙이면 책에서와 같이 내 교실에서도 폭소가 터졌다. 문법적 용어를 사용해서 설명하지는 못해도 느낌으로 어떤 것이 관형어인지는 다들 안 것 같다.
이 밖에도 소소한 것 같지만 결정적 차이를 만들 것이 분명해 보이는 탐구 주제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서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졌던 것이다.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분명히 많은 것을 서로 배우고 자극을 주고 받을 것이란 예감이 팍~들었다.
끝으로 꼭 기억하고 싶은 비법 아닌 비법이 있다.
“향상 발전하고 싶으면 노력을 하나씩 하나씩 쌓아 올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공부도, 놀이도, 스포츠도 똑같다.” 그런데 다음 이야기가 더 진실에 가깝다. 노력한 일이 처음에는 발전되다가 매일매일 노력하여도 성과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런 때에 흔히 체념하기 쉽다. 노력이 쓸모없는 것 같이 생각된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노력한 보람은 그 사람이 모르는 가운데 그 사람이 몸 안에 점점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가득 찼을 때 폭발하듯이 향상 발전되는 것이다” 마치 ‘크리티컬 매쓰’처럼 말이다.
“비약은 돌연히 도래하는 것이다” 이 말이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큰 격려가 될 것이다.
 
 회원이미지김인덕  2015-12-18 13:52   답글    
이 책이었군요. 저는 쌤의 다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는 우선 우수한 교육기술, 방법을 100가지 체득하고 연구 리포트 100편 쓰기에 도전할 것이다."

꼭 기억할게요!
    회원이미지최가진  2015-12-20 20:00   답글    
   헉. 저도 영희샘처럼 공개선언효과를 노려야겠군요^^ 인덕샘 감사해요~~
 회원이미지임미진  2015-12-22 11:27   답글    
음,,샘의 에너지가 글 속에서 팍팍 느껴져요~~^^
    회원이미지최가진  2015-12-29 22:59   답글    
   샘만 하겠습니까 어디?ㅎㅎ
 회원이미지김은희  2016-01-15 14:01   답글    
선생님이 얼마나 이 책을 마음에 들어하는지 느껴지네요. 그리고 같이 공부하는 10명의 선생님들을 향한 선생님의 자부심까지 덩달아 느끼고 갑니다. 저는 근무하는 학교에 아직 공부동아리를 만들지는 못했거든요. 많이 부럽네요. 일단 저도 이 책을 읽어볼게요. ^^
    회원이미지최가진  2016-01-17 20:56   답글    
   은희샘의 책읽는 기준에 들어갔나봐요?ㅎㅎ 읽고 같이 얘기해봐요~
 회원이미지김진영  2018-01-01 23:18   답글    
이글을 이제서야 정독했는데 책을 확실히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이네요. 문법수업은 그냥 보고 있기만 해도 교실 수업 풍경이 그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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